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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떠나자 필로폰 왔다… 마약 밀매 폭증에 신음하는 동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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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BN 댓글 0건 조회 117회 작성일 22-06-0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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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마약 압수량 전년 대비 20배 증가
생산량 최대치·가격은 5분의 1, 밀매 못 막아
"마약 당국, 생산·소비 핵심고리 공략해야"

3월 라오스 농카이성에서 11㎏의 마약을 중국으로 배달하던 마약상이 검거됐다. 라오티엔타임스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난 동남아시아가 이번엔 마약 밀매 폭증으로 신음하고 있다. 동남아 각국과 중국이 합동 단속을 하고 있지만, 풍부한 생산량과 싼 가격으로 무장한 동남아산 마약의 확산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31일 캄보디아 크메르타임스와 베트남 띠응쭈옹 등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코로나19 기세가 꺾이기 시작한 올해 상반기 이후 각국에서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비롯한 마약류 밀매가 치솟았다.

캄보디아, 올해 들어 마약류 3400kg 압수
가장 피해가 심한 곳은 캄보디아다. 캄보디아 마약단속국은 지난 5개월 동안 마약류 3,405㎏를 압수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배 이상 증가한 양이다. 캄보디아 마약 생산엔 중국인들이 깊숙이 개입해 있다. 망고 농장 등으로 위장한 공장에서 생산한 필로폰을 인접국에 밀수출하는 등의 사례로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캄보디아 캄퐁주에선 지난달 필로폰을 대량 생산하던 중국인 9명이 체포됐다.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의 사정도 심각하다. 태국 마약청은 지난 4개월 동안 마약 복용·유통 사범 12만 명을 체포했으며, '스피드'로 불리는 알약 형태의 필로폰 2억6,000만 개를 압수했다. 베트남에선 최근 디엔비엔푸에서 라오까이성(省)을 통해 중국으로 11㎏의 필로폰을 반출하려던 베트남인 2명이 검거됐다. 싱가포르 당국은 접경국인 말레이시아에서 진입한 차량에서 18㎏ 규모의 '스피드'를 찾아냈다. 이는 최근 20년 사이 싱가포르에서 압수된 마약 중 최대 규모다.

팬데믹 틈타 생산량 폭증... 가격 5분의 1로
동남아 마약 확산의 시작점은 미얀마 샨주(州)를 거점으로 한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이다. 험준한 산악 지대에 위치한 골든 트라이앵글은 지난해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인한 내전 격화로 무법천지 상태다. 반군과의 전투에 화력을 쏟아붓는 미얀마 정부군이 통제력을 상실한 데다, 인접한 태국ㆍ라오스 경찰도 접근이 어려운 탓이다.

고삐 풀린 마약 생산자들이 팬데믹이 휩쓰는 동안 필로폰 등의 생산량을 최대치로 늘리면서 마약 가격이 뚝 떨어졌다. 최근 동남아에서 유통되는 마약 가격은 2007년에 비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동남아 각국은 속수무책이다. 곳곳에서 폭증하는 마약 밀매를 단속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10개 회원국들은 올해 1월부터 4월 15일까지 '메콩 드래건'으로 불리는 마약 합동 단속을 진행, 총 756건의 밀매 시도를 막아냈다. 그러나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같은 기간 현지 마약 유통량이 지난해보다 최소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레미 더글라스 UNODC 동남아 대표는 "동남아 마약상들은 '아무리 많이 압류당해도 더 많이 찍어내면 그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각국 정부가 마약 생산과 소비의 핵심 고리를 공략하지 못하는 한 동남아 마약 시장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언론] 한국일보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뉴스]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2053113290002336
[사진] 2020년 3월 미얀마 정부군과 유엔마약범죄사무소가 미얀마 샨주의 '골든 트라이앵글' 마약 생산 거점을 점령한 뒤 압수 마약류를 공개하고 있다. 프론티어 미얀마 캡처/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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