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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출근 안하면 1등 된 줄 알아" 입에 달고 사는 김 대리, 로또 중독 의심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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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BN 댓글 0건 조회 240회 작성일 22-03-3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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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지난해 12월 31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로또 판매점 근처에서부터
로또를 사기 위해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



"설 연휴 끝나고 출근 안하면, 나 된 줄 알아!!"

김 대리가 외친다. 매주 금요일 퇴근할 무렵이면 직장 동료들에게 늘 말하는 그의 래퍼토리다.
'된 줄 알아'란 문장에서 빠진 말은 다름 아닌 '로또 1등'. 무려 '814만분의 1'이란 확률을 뚫어야 하는
로또 1등에 김 대리는 이미 당첨된 듯한 환상에 빠져 있다.

쥐꼬리만한 월급 등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이 단박에 해결 될 것이란 상상도 빠지지 않는다.
당첨금이 30억원 정도면 서울에 내 집 마련까지 가능할 것이란 생각에 로또 구매 금액은 점점 더 커진다.

돌아온 월요일 아침, 김 대리가 출근을 했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 퇴근 때 보인 활력은 온데 간데 없다.
어쩐지 불안해보이고, 초조해하고, 허탈감에 빠져 보인다. 일은 하는둥 마는둥이다.
오전 내내 로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만 들락날락거린다.
"이번엔 어떤 숫자를 찍어볼까? 인생은 한방이랬어"

로또 중독, 이른바 '복권과몰입' 증세에 빠진 사람의 모습이다.
흔히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한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중독되기 쉬운 게 바로 로또다.
'코로나 불황'이 지속되면서 로또 열풍 역시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복권 발행 금액은 6조651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7.1% 늘었다.
종류별로 보면 로또 발행액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로또 발행액은 올해 5조4567억원으로 작년보다 7.3% 늘어난다.
스피또 등 즉석식 복권(인쇄복권)은 올해보다 14% 급증한 5700억원어치를 발행하고
연금복권(결합복권)은 올해와 동일하게 5200억원어치를 내놓는다.

이미 젊은 층에서는 코인 뿐 아니라 로또 등 복권 구매자들이 늘며 복권과몰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20대 가구주의 월평균 복권 구입비용은 2019년 대비 2021년 3배 이상 쑥 늘었다.
자신의 시간과 돈의 한계를 뛰어넘어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면 그게 바로 '복권과몰입'이다.

사진설명지난해 12월 31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로또 판매점 근처에서부터
로또를 사기 위해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
현재 복권수탁사업자인 동행복권은 홈페이지 상에서
복권과몰입 자가진단테스트를 스스로 해볼 수 있게 해 놓았다.

▲복권 당첨확률 분석으로 본연의 업무를 게을리 한적이 있다
▲복권당첨으로 일확천금의 충동을 느낀다
▲당첨이 된다면 당첨금을 어떻게 쓸까? 하는 상상에 잠기곤 한다
▲복권으로 잃은 돈은 복권 당첨으로 되찾아야 한다
▲내 월수입의 1% 이상을 복권구입에 투자하고 있다
▲복권구매 금액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스스로 정한 금액 이상으로 복권을 구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남에게 돈을 빌려서라도 복권을 구매한다
▲언제 어디서나 복권판매점 간판을 보면 바로 구매한다
▲복권 구매로 부부싸움이나 가족간 불화 등을 겪은 일이 있다 등의 질문이 테스트에 포함돼 있다.
여기에 '예' '아니오'로 답하면 그 대답 내용에 따라 복권과몰입 정도를 설명해 준다.

복권과몰입 진행과정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동행복권에 따르면 1단계에서는 우선 경제적 어려움을 복권 당첨금 한탕으로 해결되는 상상을 한다.
당첨에 대한 환상에 빠지며, 이 때 얼마라도 구매 금액보다 더 많은 액수에 당첨이 되면
환상에 더욱 크게 사로잡히게 된다.

복권과몰입 2단계에서는 한꺼번에 많이 복권을 사면
당첨 확률 역시 높아질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뚜렷해진다.
그래서 복권 구매수량을 더 늘려나가는 식이다.
그러다 낙첨이 계속되다보면 가정 및 직장생활에 소홀해지게 된다.

복권과몰입 3단계의 경우 복권 분석에 투자하는 시간이 점차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로또 번호 분석 등을 해 준다며 관련 정보 제공을 댓가로
돈을 받는 유료 사이트 여러 곳에 가입을 하는 것이다.

복권과몰입 4단계는 결국 계속된 낙첨으로 인해 절망감에 빠지는 것은 물론
가정파탄이나 자살 및 살해 시도 마저 나타난다.

동행복권 관계자는 "숫자만 보면 나도 모르게 6자리 번호 조합을 한다거나
외출시 복권을 분석할 장소부터 물색한다면 복권과몰입 증상을 의심해볼 만하다"며
"로또를 샀다는 사실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알리지 못하는 것
역시 복권과몰입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언론] 매일경제 [기자]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출처]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2/01/91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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