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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없으면 아무 결정도 하지 못하는 성인 아이 - 모성애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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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BN 댓글 0건 조회 194회 작성일 21-08-1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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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freepik

성인 아이(Adult Children)는
부모가 알코올 의존증인 가정에서 자라 성인이 된 사람을 일컫는 용어였는데,
차츰 성인이 되어도 아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른이나 부모로부터 자립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마마보이(Mama’s Boy)란 어머니에게 강한 애착과 집착을 가진 남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성인 아이의 일종인 셈이다.
마마보이와 비슷한 개념의 용어로는 파파걸(Papa’s Girl), 파파보이(Papa’s Boy),
마마걸(Mama’s Girl)이 있다.
파파걸은 모든 걸 아빠에게 의존하는 딸을 가리키고,
파파보이는 아들이지만, 엄마보다는 아빠에게 더 의지하는 자식을 지칭하며,
마마걸은 딸이지만, 아빠보다는 엄마에게 모든 걸 의탁하는 자식을 일컫는다.
대상만 다를 뿐 성인이 되었는데도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책임지기보다는
사사건건 부모에게 의존해 살아가려는 자식이라는 뜻에서 일맥상통하는 용어다.
몸은 어른이나 마음은 철부지인 성인들이다.

그러나 이 중 마마보이가 가장 흔하기도 하고,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는 까닭에 심각하게 다루어질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파파걸, 파파보이, 마마걸은 비율도 낮을뿐더러
이로 인한 부작용 또한 마마보이보다는 크지 않다.

성인 아이와 유사한 개념으로는 피터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이 있다.
영국 작가 배리가 쓴 동화극의 주인공으로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소년인 피터 팬에서 따온 심리학 용어다.
육체적으로는 어른이 되었으나 여전히 어린아이로 남아 있기는 바라는 심리를 뜻한다.
현실 도피를 위해 스스로 어른임을 인정하지 않고 타인에게 의존하고 싶어 하는 심리이기도 하다.
어른으로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하지만,
의무와 책임을 미룬 채 어린이로 대우받고 보호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그 가운데 한 부류가 마마보이다.
이런 의존증이 심한 경우 보호받고자 하는 욕구가 지나쳐 자신의 의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매달리면서 다른 사람이 무리한 요구를 해도 순종적으로 이에 응하는
인격장애인 의존성 성격장애(Dependent Personality Disorder)에 이를 위험도 있다.

그렇다면 마마보이가 생겨나는 주요한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것은 부모의 양육 태도다. 먼저 엄마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모든 것을 엄마 뜻대로 하면서 아이는 그냥 따라오도록 가르친다.
헬리콥터 맘(Helicopter Mom)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헬리콥터를 탄 듯 아이를 감시하면서 일일이 간섭하고,
아이가 어디에 있든 즉시 날아가 어떤 문제든 해결해주는 원더우먼 같은 엄마를 가리킨다.
초등학생 때는 매일 등하교를 시켜주고 숙제를 해주며 어떤 친구를 사귈지 정해준다.
청소년 시절에는 과목별로 진도와 성적을 챙기고 학원과 과외공부를 정해주며 입시 전반을 주관한다.
대학생 아들의 수강 신청과 동아리 활동에 관여하는 것은 물론 군대 간 아들의 병영생활까지 관여한다.
대학 졸업 후 어느 회사에 취업할지,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쓸지를 알려주는 것도 엄마 몫이다.
어떤 여자를 만나고 데이트는 어떻게 하는지,
결혼 상대자를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도 역시 엄마의 결정 사항이다.
결혼 후에도 아들은 여전히 내 아들이므로 아들의 결혼생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고부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

다음은 아빠다.
아빠가 지나치게 권위적이거나 무뚝뚝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엄마에게 의지하게 된다.
부모와 자녀의 소통과 교제는 전적으로 엄마 차지다.
바쁘다는 이유로 육아와 교육을 전부 아내에게 맡긴 채 무관심한 아빠도 마찬가지다.
있지만 없는 것과 다름없는 아빠만의 공간을 엄마가 대신하는 것이다.
아이에게는 아빠와 엄마가 다 필요하다. 아빠의 역할이 있고 엄마의 역할이 있다.
아빠가 줄 수 있는 정서와 친밀감이 있고, 엄마가 줄 수 있는 정서와 친밀감이 있다.
어느 한쪽의 결여를 다른 한쪽이 온전히 충족시켜 줄 수 없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에게는 아빠만이 해줄 수 있는 역할이 있고 부성애가 있다.
엄마가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제로 마마보이의 대부분은 편모슬하에서 자라난 아들들이라고 한다.
엄마는 아빠 몫까지 다하기 위해 아들의 삶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여기에 익숙해진 아들은 엄마에 대한 의지와 집착이 점점 강해진다.
홀로 자신을 키운 엄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엄마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고
무조건 순종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아들을 마마보이로 키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행동하고 자신의 결정에 책임질 수 있게 키워야 한다.
자립심과 자율성을 갖춘 아이가 되게끔 뒤에서 지켜봐 주는 것이다.
넘어지면 바로 달려가서 일으켜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털고 일어나 다시 걸어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다.
자녀들이 직접 선택한 다음 설령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이를 바탕으로 다시 재기하도록 버팀목이 되어주는 게 부모다.
떤 상황에서도 부모님은 나를 믿고 지켜봐 주며 격려하고 후원해주는 존재라는 사실을
아이들이 인식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좋은 부모다. 부모의 역할은 그거면 충분하다.
원하는 걸 다 사주고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게 좋은 부모가 아니다.
충분히 사랑해주고 믿어주고 격려해주고 존중해주면 아이는 스스로 자라난다.

적당한 좌절(Optimal Frustration)은 바른 인격 형성에 필수적이다.
영아기에는 가능한 한 아이의 원초적 욕구가 즉각 수용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좋지만,
그와 같은 기간을 통해 아이에게 안전하고 불안하지 않은 환경이 마련된 뒤에는
적절한 수준의 좌절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이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무조건 요구하고 떼쓰면 다 되는 게 아니라 안 되는 것도 있다는 걸 아는 게 중요하다.
아이의 바른 성장을 위해 이런 시련이 필요한 시기에 모든 게 충족되기만 한다면
오히려 자기만 아는 버릇없는 아이가 될 수 있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남편 복 있는 여자가 자식 복도 있다더니…… 힘들게 죽도록 길러봐야 다 헛일이네.”

엄마가 아들 앞에서 이런 말을 하며 신세를 한탄하면 듣는 아들은 가슴이 미어진다.
알아서 마마보이가 되라는 소리로밖에 안 들린다.
어느 엄마인들 자식을 힘들여 키우지 않은 엄마가 있겠는가?
키운 공로나 양육의 대가를 바라거나 기대하는 듯한 말은 구태여 하지 않는 게 좋다.
이런 말을 자주 한다면 아들이 마마보이가 되기를 바라는 엄마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엄마 중에는 남편과 불화하거나 남편에게서 육체적 폭력이나 정신적 고통을 겪었던 트라우마 때문에
아들마저 남편처럼 될까 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말을 고분고분 잘 듣도록 길들이는 엄마도 있다.
아들이 남편처럼 되는 걸 막기 위해 마마보이로 만드는 것이다.
남편에 대한 트라우마와 아들에 대한 불안감이 아들에게 더욱 집착하게 함으로써
아들을 손아귀에 넣어야만 안심하는 강박에 시달리는 경우다.
이런 엄마와 사는 아들은 마마보이가 될 공산이 크다.

마마보이와 효자는 같은 걸까? 아니면 다른 걸까?

결론적으로 마마보이와 효자는 분명히 다르다.
마마보이는 엄마에게 효도하려고 복종하고 집착하는 게 아니다.
정신적으로 종속되었기 때문에 의존하는 것이다.
효자는 자존감과 독립심을 가진 아들이 주체적으로 엄마에게 마음을 다해 잘해드리는 것이다.
차원이 다르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

유명한 격언이다. 모성애는 지상 최고의 사랑이다.
아무리 악독한 사람도 죽기 전에 어머니를 부르고,
아무리 냉혹한 사람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흐르게 마련이다.
자신의 어머니를 사랑하고 효를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마마보이가 되는 건 효를 다하는 것이 아니다.
아들을 마마보이로 기르는 것 역시 진정한 모성애라고 할 수 없다.
모성애는 아무런 조건 없는 지고지순한 사랑이지 중독의 대상이 아니다.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는 건강한 애착과 분리가 시기에 맞게 잘 이루어져야 한다.
모성애에 중독되어 어머니는 아들을 조종하고 아들은 어머니에게 예속된다면
두 사람은 물론 가족 전체가 불행해지고야 만다.

[언론] 정신의학신문 [기자]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출처]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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