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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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구팀이 수면 부족과 마약성분인 코카인 중독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수면이 부족한 상황에서 코카인에 대한 선호도가 커질 수 있다는 것. 그동안 코카인 중독이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입증됐지만, 역으로 수면 부족이 코카인 중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사우스웨스턴대 의학센터 연구팀은 동물시험 결과 수면 부족이 코카인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결과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으로 수면 부족과 코카인 선호도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수면 부족을 유도한 쥐가 코카인을 넣어둔 방에 머무는 시간을 측정해 코카인에 대한 선호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수면이 부족한 쥐들은 코카인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했다는 점을 알아냈다. 수면이 부족하도록 조치한 쥐들은 그렇지 않은 쥐보다 코카인을 넣어둔 방에 훨씬 오래 머물렀던 것.

민감도 또한 상승했다. 일반적인 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낮은 용량(3mg/kg)에 대해서도 머무는 시간이 상승했다. 표준적인 코카인 복용량(8mg/kg)에 대해서도 일반 쥐보다 훨씬 강한 선호도를 나타냈다.

학계는 그동안 급성 및 만성 코카인 사용이 수면을 방해해 수면 장애를 일으키고, 코카인으로 인한 수면 장애가 코카인 중독에 대한 재발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은 정설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수면 부족 자체가 코카인 중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불분명했다.

연구팀은 이후 신경전달물질인 오렉신과 수면 부족으로 인한 코카인 선호도 간 연관성도 비교 분석했다.

오렉신은 뇌의 시상하부 쪽에서 분비돼 식욕을 관장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으로, 허기가 지면 이 물질의 분비가 증가한다. 또 의식을 깨우고 주의력을 높이는 각성 기능도 있어 수면이 부족한 상황에도 분비량이 증가한다.

그 결과, 연구팀은 오렉신 수용체를 차단하면 수면 부족으로 인한 코카인 선호도 증가를 억제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오렉신 시스템을 차단하면 수면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코카인 선호 현상을 막을 수 있는 것.

연구를 주도한 테레사 바요네스 사우스웨스턴대 의학센터 정신과 교수는 “수면이 부족할 경우 코카인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면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일반적인 경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용량의 코카인에도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인 로버트 그린 사우스웨스턴대 의학센터 정신과 교수는 “오렉신 수용체를 차단하면 수면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코카인에 대한 선호도를 보이지 않았다”며 “코카인 중독에 관한 치료로 오렉신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에 관한 논문은 ‘이뉴로(eNeuro)’ 11월 2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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