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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에 병들어가는 청춘…알코올 중독에 도박까지[허미담의 청춘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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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코로나19로 취업 직격탄
알코올·도박 빠진 20·30세대
전문가 "스트레스 시달리는 젊은층, 쾌락 추구하게 된다"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현실의 고단함을 잊고자 술과 도박 등에 의존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현실의 고단함을 잊고자 술과 도박 등에 의존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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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스트레스는 술로 풀어야죠.", "취업난 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현실의 고단함을 잊고자 술과 도박 등에 의존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불법 도박 사이트 등에 접속하는가 하면,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술과 담배 등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이다.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무기력해진 청년층이 쾌락을 추구하면서 알코올·도박 등의 중독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년 취업난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청년층 고용률은 42.2%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5월에 비해 1.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청년들의 경제활동 참가율 역시 47.0%로, 전년 동월에 비해 1.4%포인트 낮았다.

취업준비생 김모(26)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도 줄었고, 채용하더라도 경력직 위주로 뽑는 것 같다"면서 "경력이 없는데 어떻게 지원하냐. 직장을 구하지 못해 졸업 유예까지 신청했는데, 허탈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대학 시절부터 몇 년간 취업을 위해 노력했다. 토익, 자격증 등도 미리 준비해놨다. 하지만 막상 결과가 이렇게 되니 무기력하다"면서 "이런 상황이 언제 나아질지 모르니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김씨같은 청년들이 취업난 등 각종 스트레스를 이유로 술과 도박 등 자극적인 것들에 빠진다는 데 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좁아진 취업문에 채용 일정까지 연기되다 보니 무기력함을 호소하면서 알코올과 도박 등에 빠지게 된 셈이다.


특히, 과도한 음주로 인해 알코올 중독까지 호소하는 20대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0대 알코올 중독 환자는 총 6521명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남성 3565명, 여성 2956명으로 지난 2015년 대비 각각 34.52%, 34.60%씩 증가했다.


대학생 이모(24)씨도 최근 '혼술'(혼자 마시는 술)을 즐기고 있다. 그는 "스트레스받을 때면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와 혼자 집에서 마신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친구들과 밖에서 음주를 더 즐겼을 것"이라며 "일주일에 4번 이상은 마신다. 밤에도 술을 먹지 않으면 잠이 잘 안 오더라"고 했다.


일부 청년층은 술과 담배 등에서 나아가 도박에까지 손을 대고 있어 문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부 청년층은 술과 담배 등에서 나아가 도박에까지 손을 대고 있어 문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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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청년층은 술과 담배 등에서 나아가 도박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 이들은 국내외 카지노장 등을 다니기보다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적은 돈으로 해볼 수 있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주로 이용한다.


도박중독 진료환자도 20·30세대의 비율이 가장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2014~2018년) 도박 중독 진료 환자 현황'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도박 중독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5113명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1871명으로 전체의 36.6%를 차지했고, 20대가 1594명(31.2%)으로 뒤를 이었다. 즉, 20·30대 도박중독 진료환자가 전체의 67.8%를 차지하는 셈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도박중독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본인을 심각한 도박중독자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27살에 빚 4000만 원을 갖고 있다.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이렇게 도박에 빠져서 발버둥 치는 저 자신을 보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도박은 정말 심각한 정신병이다. 1년째 이러고 있는 내 모습이 비참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20·30세대가 각종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 담배, 도박 등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취업난은 과거부터 문제가 돼왔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청년층이 시험을 볼 기회마저 없어졌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이라면서 "열심히 노력해도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런 것들로 인해 젊은층은 무기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20·30세대에게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은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젊은층은 나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을 원하게 되는데,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담배나 술이다. 이런 것들에 빠지다가 도박까지 손을 대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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