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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란의 토닥토닥] 친구 잘못 만나서? 자녀가 게임중독에 빠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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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BN 댓글 0건 조회 439회 작성일 20-02-1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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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할 땐 소매로 가리고, 마스크를 꼭 쓰고 다니세요'라는 권고가 일상이 된 요즘이다. 공기에 대한 염려 탓에 사람들이 많은 장소는 출입을 자제하는 풍조다. 아이들은 평소 잘 다니던 놀이장소를 못 가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답답해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부모들은 자녀와 시간 관리문제로 갈등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몇 시간씩 게임을 하는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고충이 크다.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가 게임에 중독되어 제 할 일을 못 할까 봐 걱정이다. 무엇에든 중독이 되면 할 일을 미루게 되고 점차 포기하게 된다. 한번 중독되기는 쉽지만 다시 회복하기는 매우 더디고 힘들다. 대학 입학이나 취업 등에 성공했다고 해도 게임 중독은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게임 중독의 양상은 계속 진화한다. 게임이 아니면 스마트폰 등 다른 매체에 중독되거나 흡연, 알코올 등에 과다하게 집착하는 상황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게임은 단순한 재미로 빠진다기보다 자녀의 심리상태나 성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먼저 무력감과 불안감을 게임이나 인터넷으로 잊어보려는 학생들이 많다. 무력감과 불안감을 발생시키는 외부적 요소가 자녀를 게임으로 이끌기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여 년 전 연구에서는 부모의 자녀에 대한 과다한 통제와 지나친 압박이 인터넷 게임 중독과 관련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격이 산만한 경우 중독에 빠지기 쉽다. 집중력이 약해 다른 학습이나 훈련에는 쉽게 지치기 때문이다. 게임이 주는 몰입감은 산만한 사람에게 새로운 자극이 된다. 특히 어릴수록 헤어나기 어렵다.

집중력이 좋은 자녀도 게임에 빠지기는 쉽다. 이런 친구들은 끝까지 파고들고 승부에 집착하곤 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을 실컷 느낀 후에야 게임에서 빠져나온다. 그런데 한번 빠져나오면 다시 자기 할 일을 한다. 게임 중독까지 이르지 않은 대부분 학생은 이런 식이다. 게임 때문에 공부를 못 하는 것 같지만 대개 자기 학습 능력을 충분히 발휘한다. 게임이 활력이 되기도 하는 경우다.

자존감이 부족한 경우 무언가에 중독이 되기 쉽다. 마음이 공허해서 의지할 데가 없는 의존적인 성격은 중독에 쉽게 노출된다. 몸에 일을 미루는 습관이 있다면 할 일을 하기 싫어서 중독될 만한 대상을 늘 찾는다.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은 주변 친구들이나 환경의 영향을 받아서 속으로는 '아닌데, 난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는데' 하면서도 계속 게임에 빠져든다. 현실회피, 즉각적인 보상을 얻는 만족감,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과의 유대감 등이 게임의 유혹적인 요소다.

게임을 오래 한다고 해서 무조건 게임 중독으로 보기는 어렵다. 게임을 하는 시간보다 더 중요한 점이 있다. 바로 일상생활의 규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수면시간, 식사시간, 가족이나 친구와 관계 유지, 원활한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다면 중독은 아니다. 게임으로 인해 발생한 변화를 봐야 한다. 가족과 대화가 단절된다든지 등교를 할 수 없게 된다든지 학업에 급격한 차질이 생겼다든지 하면 위험한 사인이다.

부모는 먼저 자녀가 게임에 빠져드는 심리를 생각해 보는 게 좋다. 대부분 청소년이 자기가 게임을 하면서도 스스로 통제가 어려운 점을 걱정하고 있다. 현실에서 재미가 없거나 외로우면 게임에 빠진다. 삶의 중심에 게임이 자리하면 자신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다. 자존감이 떨어지게 된다. '몸 따로 마음 따로'인 그 상태가 자녀에게도 괴로울 건 뻔하다.

그런 심리를 이해하고 자녀를 대하면 좋을 듯하다. 강압적으로 금지하거나 스마트폰을 뺏거나 하면 반발이 더 거세게 된다. 가장 좋은 상황은 자녀가 게임을 그저 오락으로 여기고 스스로 제어하는 힘이 생길 때이다. 자기 행동에 책임지고 결정할 수 있다면 게임을 하더라도 일상적인 과제에 집중할 수 있다.

인터넷이 일상화된 지금 게임을 아주 못하게 할 수는 없다. 자녀들에게 게임을 조절할 힘을 갖게 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게임에 지나치게 빠져 있는 자녀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 게임을 대체할 만한 활동을 현실에서 찾는다. 주변 친구나 선배, 동아리 활동 등 대인관계를 넓힐 수 있는 활동을 찾아본다. 다양한 취미를 즐기고 운동, 악기연주 등 활동을 해보도록 한다. 자연을 자주 접하게 하는 활동도 중요하다.

■ 게임을 하는 시간이나 스마트폰 사용 방법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게 한다.

■ 금지명령보다는 게임에 빠진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솔직한 마음을 전한다.

■ 게임을 하는 이유를 물으면 '재미있어서'와 더불어 '할 일이 없어서'도 꽤 많다. 자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본다. 자기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책임을 느낄 때 벗어날 수 있다.

■ 아무리 좋은 해결책이 있다 하더라도 자녀와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는 어떤 시도도 못 한다. 서로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 희망을 갖고 자녀를 믿어 본다. 간혹 1~2년씩 방문을 걸어 잠그다시피 하고 게임에만 빠져 있다가 다시 회복된 학생들이 적지 않다.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출처] http://upinews.kr/newsView/upi20200214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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