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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경마는 옛말… 도박 중독, 70%가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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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BN 댓글 0건 조회 406회 작성일 19-09-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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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과 정신 건강]

스마트폰 대중화로 위험성 커져… 보상회로 지속 자극, 전두엽 손상
어릴 때 노출되면 중독 위험 높아… 충동조절장애 등 있으면 약물치료

온라인 불법 도박이 성행하면서 도박 중독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지난해 도박 중독 문제로 전화 상담을 한 사람을 분석한 결과, 가장 흔한 도박 유형이 온라인 불법 도박(6079건)으로, 73.5%를 차지했다.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노성원 교수는 "도박 중독으로 병원에 오는 환자들의 유형이 10년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며 "과거에는 화투, 카지노, 경마 등의 도박 중독 때문에 병원에 왔지만 요즘에는 90% 이상이 온라인 불법 도박에 빠져 온 환자"라고 말했다.

◇도박 중독은 질병, 마약처럼 뇌 망가뜨려

도박이란 돈을 걸고 결과가 불확실한 사건에 내기를 거는 행위다. 승패(勝敗)가 대체로 우연에 의해 결정된다. 도박으로 인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돈의 한계를 넘어서 자제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도박을 한다면 도박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표〉 도박 중독은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처럼 질병이다. 노성원 교수는 "도박은 알코올이나 마약처럼 몸에 해로운 물질을 투여하지 않았는데도 뇌가 망가진다"며 "도박을 해서 돈을 따면 쾌감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이 분비되고, 보상 회로가 지속적으로 자극되면서 전두엽이 손상된다"고 말했다. 도박은 이겼다는 쾌감과 함께 돈과 같은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중독성이 더 강하다. 국내 성인의 5.3%는 도박 중독인 것으로 알려졌다(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도박 중독 위험성은 더 높아졌다. 온라인으로 24시간 어디서든 손쉽게 도박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조근호 전문의는 "사다리 게임, 달팽이 경주, 홀짝, 그래프 등의 온라인 불법 도박은 단순하고 빠르게 결과가 나온다"며 "이런 도박은 중독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도박의 요소가 들어간 온라인 게임도 많다. 예를 들면 비싼 게임 아이템을 랜덤형 박스에 넣고, 게임 이용자들이 랜덤형 박스에 돈을 걸게 한다. 조근호 전문의는 "일부 국가에서는 이런 사행성 요소가 들어간 게임을 규제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도박, 문제의식 없이 시작

온라인 불법 도박의 가장 큰 문제는 시작 연령이 어리다는 점이다. 조근호 전문의는 "이르면 중학생부터 도박을 한다"며 "도박을 재미있는 게임으로 생각하고 죄책감 없이 시작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청소년 도박 중독 유병률은 2015년 5.1%에서 2018년 6.4%로 상승했다. 도박 같은 중독 물질은 어릴 때 노출될수록 중독에 빠질 위험이 높다. 뇌가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돈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개인의 미래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망가지기 쉽다. 노성원 교수는 "처음부터 도박에 접근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당국에서 해외 서버를 둔 불법 도박 사이트를 단속하는 것과 함께, 부모는 아이에게 도박 문제가 보인다면 아이의 스마트폰을 2G폰으로 바꾸는 등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근호 전문의는 "청소년은 도박을 하더라도 숨기기 때문에 부모는 휴대폰 결제 내역을 신경써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불법 도박은 '불법'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리고,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위험 징후는 거짓말… 조기 발견해야

도박 중독 위험의 가장 큰 징후는 '거짓말'이다. 도박을 한 행위를 숨기고, 도박으로 잃은 돈에 대해 속인다. 도박 문제가 있으면 인지행동 치료 등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인지행동 치료는 도박에 대한 잘못된 사고를 교정하고,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도박을 갈망하는 지를 살핀다. 그 상황이 닥치면 도박이 아닌 다른 행동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조근호 전문의는 "치료의 첫 단추는 자신이 도박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충동조절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등 동반질환이 있다면 약물치료를 병행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는 도박 문제 전문 상담을 해주고 있다. 365일 24시간 전화(1336) 상담이 가능하며, '도박문제 넷라인(netline.kcgp.or.kr)'에서 채팅 상담도 해주고 있다. 상담 내용은 비밀을 보장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이홍식 원장은 "도박 문제를 조기 발견하고 전문가의 조기 개입이 이뤄지면 거의 100% 해결이 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06/2019090600064.html 이금숙 헬스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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