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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BN 칼럼] 이런 나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있는 그대로 당신이라도 괜찮습니다. : 중독자의 현실인정 그리고 주변인들의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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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정호 댓글 0건 조회 1,465회 작성일 15-02-0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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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자가 중독행위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딱히 ‘무엇 때문이다’라고 정의해서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중독 치유와 회복의 치료적 과정은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접근해야만 한다. 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중독으로 인한 문제 때문에 개인은 물론 가정까지 파괴되는 사례를 언론을 통해서 우리는 매우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발 맞추어 사회적으로도 중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가와 치료시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래서 중독자가 중독이라는 병으로부터 치료받기를 원한다면 얼마든지 회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전문가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명심해 둘 것이 있다. 중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병과는 다른 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사람이 몸이 좋지 않아서 육체에 고통이 가해지면 아픈 것을 자신이 인정하고 대부분 바로 병원을 찾아가 의사의 진찰을 받거나 약국에 가서 약을 처방 받는다. 하지만 중독으로 인해서 자신을 망가뜨리고 타인에게까지 막심한 피해를 주고 있는 중독자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거나 병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설사 인정한다 해도 그 때가 되기 까지는 굉장히 많은 시간을 낭비하기도 한다. 또한 주변사람의 권유와 압박에 이기지 못해 치료시설에 입원을 하거나 심리상담을 받는 사람들은 중간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러므로 중독치유의 확실한 시작은 중독자 본인이 철저하게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길고 긴 치유의 과정을 전적으로 중독자 자신이 책임감을 가지고 견뎌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중독자들에게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치유의 과정에 참여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 먼저 중독자의 심리상태가 전반적으로 어떤지에 대해서 숙지하고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중독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회피하려는 심리상태가 행동으로 표현되는 양상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중독행위는 빠른 시간 내에 굉장히 집중력 있게 쾌락 상태에 빠지게 하기 때문에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현실을 아주 쉽게 잊게 만든다. 중독행위 후에는 중독자 본인도 자신의 행위를 정죄하고 후회하지만 자신이 힘들다고 느낄 때마다 중독이 주는 쾌락을 잊지 못하고 다시 중독행위에 빠져든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현실을 온전히 살아내지 못하는 중독자들은 심각한 수치심에 때문에 깊은 열등감에 빠져서 자존감이 무척 낮아져 있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사람과의 관계 또한 멀어지게 되고 점점 더 서툴러지게 된다. 또한 중독자 주변의 사람들도 중독자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병으로 보기보다는 단지 개인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기준이 전반적이다. 그래서 중독자들을 의지가 없는 나약한 인간 즉, 쓸모 없는 존재로 치부해버리는 사회 부적응자 혹은 낙오자로 보는 보는 경향이 강하다. 이로 인해 중독자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로부터 점차 스스로 고립되어가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게 되어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만다.

그러므로 중독에 관한 문제는 중독자뿐만이 아니라 그 가족과 주변사람들이 전반적인 중독치료과정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하다. 중독자들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피해의식은 모든 것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성향이 강하여 자신의 문제를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의 말처럼 중독자가 된 것은 전적으로 그들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독으로부터의 전적인 회복은 중독자 자신에게 달려있다. 그래서 중독자는 반드시 자신의 문제를 인정해야 한다. 중독자가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괴로운 시간들이 아닐 수 없다. 이 때 무엇보다도 중독자들을 대하는 주변 사람들의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 중독자가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들의 아픈 감정을 바라봐주기보다는 그들의 행위에 초점을 두고 사회적 기준으로 비난을 하거나 혹은 조언이나 충고를 한다. 사람에 따라서 이런 부분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중독자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하는 중독자들도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그들을 다시 중독의 길로 몰아가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중독자는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서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 까지 피해를 주고 모두의 삶을 망가뜨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될 수 있다면 사과를 하거나 용서를 빌어야 한다. 그리고 정직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문제를 고백해야 한다. 그리고 그 주변인들은 중독자와 함께 하거나 대화를 나눌 때 편견을 버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수용해주고 그들이 감정적으로 어떤 부분을 말하고자 하는지 귀를 기울어야 한다. 사람을 진정 움직이게 하는 것은 어떤 지식이나 가르침이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전적으로 부족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수용 받았다는 진심 어린 마음을 느낄 때이다. 이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해주는 관계가 중독치유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길고 긴 치유의 시간 동안 재발의 가능성도 있고 예측하지 못하는 많은 상황들이 발생한다. 이 때 중독자는 자신을 정죄하기 보단 스스로를 용서하며 자신의 문제를 타인에게 인정하고 다시 회복의 길에 들어서야 한다. 그리고 주변인들은 이러한 힘든 상황 속에서 중독자들을 위로하고 수용해주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정말로 말처럼 쉽지 않다. 중독자와 그 주변인들 모두에게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잃고 바닥을 친 이 후에 홀로 남겨져 망가진 자신을 깨닫고 그제서야 현실을 인정하는 것보단 용기 있게 자신이 중독자라는 것을 인정하고 주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자세가 훨씬 긍정적이며 자발적이지 않겠는가?

ARBN 기자 : 조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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