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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BN NEWS] 중독 없는 세상을 위한 2014 회복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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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BN 댓글 0건 조회 1,335회 작성일 14-12-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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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3일 토요일.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았던 도박중독의 악순환, 하루하루를 겨우겨우 버텨가던 한 가정은 회복을 향해 한걸음을 내딛는다.

  “작년 1월 초였어요. 저도, 가족들도 힘들고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 될 거 같아서 선포하고 ‘중독예방과 회복을 위한 남산걷기’ 이렇게 해서 작년 첫째 주 토요일부터 우리 가족 셋이 남산을 걸었죠. 그게 시작이 된 거예요. 저의 회복을 위해서 걷게 된 거죠. 그때도 도박은 진행 중이었고… 해가 바뀌는데 더 이상 안 될 것 같아서 가족이 함께 시작하게 되었죠.”

  기독교 중독연구소 유성필 소장(이하 고슴도치님)이 작년 1월 아내와 딸과 함께 시작한 “회복으로 가는 길” 남산걷기는 어느새 100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지금도 매주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토요일 10시면 이들은 회복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건물 안에서 하는 것도 좋지만 자연과 함께 꽃, 나무를 보면서 걸으면 참 좋겠다 싶었어요. 얘기도 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산에 가서 꽃을 보고 아름다운 걸 느꼈어요. 그 전에는 꽃을 봐도 나무를 봐도 예쁜 줄 몰랐는데 그걸 느끼면서 회복의 과정 가운데 들어서게 된 거죠. 혼자 걸은 적도 있었구요. 사람들이 안 오면 낙심될 때도 있었지만, 혼자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제일 중요한 건, 저의 회복을 위해서 걸었기 때문에. 이렇게 하다보니까 100회가 되었네요.”

  고슴도치님이 여기까지 오게 된 건 옆에서 그를 지켜봐 주고 회복의 여정을 함께 해준 가족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그는 말한다.

  “2005년도부터 ‘가족사랑 만들기’라는 부부 프로그램을 해왔는데 그때 서로 지지해주고 공감해주고 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사람은 절대 쉽게 변하지 않아요. 결국 아내의 인내와 기도로 이 길을 걷게 되었어요. 요즘은 아내가 저 때문에 조금 웃는 거 같아요. 그게 참 감사합니다.”

  옆에서 포기하지 않고 그를 지켜봐 준 가족 그리고 남산걷기 여정을 함께 해 온 중독자 가족들과 함께 2014년 11월 29일 토요일 성남교회에서 “회복으로 가는 길 100회 기념 콘서트”가 열렸다. 콘서트를 꾸며주신 분들은 그동안 남산걷기를 통해서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토닥이면서 여기까지 함께 해 준 멤버들이었다. 그리고 이들의 한걸음 한걸음을 뒤에서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지인 분들의 격려와 축하공연이 그 뒤를 이었다.

  중독으로 인해 본인과 가족들까지 아플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린 스토리와 가족을 향한 미안함을 나누는 남편의 나눔, 그 뒤를 이어 중독자인 남편을 미워하면서 모든 게 당신 때문이라고 했던 비난들이 점점 ‘모든 것이 나 때문이었구나.’ 라는 깨달음의 고백으로 변하게 되고 “나로 인해서 저 사람이 힘들지 않게 도와주세요.” 라는 기도를 하게 되었다는 한 알코올 중독자 부인의 나눔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한 분 한 분의 나눔과 고백이 끝날 때마다 울려지는 뜨거운 박수소리는 그동안의 수고와 상처를 매만지는 따스한 토닥임 같았다.

  고슴도치님 가정이 내딛었던 회복을 향한 한걸음이 이제는 많은 가정과 중독자에게 전달되어 열매로 맺히고 있었다.

  “여태까지 삶이 도박으로 인해서 말할 수 없이 힘들었지만, 이것을 통해서 인생의 방향이 생긴 거 같아요. 방향이 잡히니까 좀 더디 가더라도 그렇게 급하지 않더라구요. 남산을 걸으면서 알게 된 게 한 걸음 한 걸음 가다보니까 길이 생기고 한사람, 한사람 모이니까 공동체가 생기더라구요.”
 
  기독교중독 연구소의 중독 회복모임은 한명, 한명이 모여서 회복의 공동체를 이루고 홀로 고립되어 있던 중독자들과 그 가정에게 회복의 출발점이 되는 장이 되고 있다.

  앞으로 고슴도치님에게는 어떤 꿈이 있을까?

  “저는 무엇보다도 가정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부부가 잘 사는 게 중요하죠. 그리고 중독에 빠진 사람들의 아픔이나 고통을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모임이나 사역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제 급하지 않아요. 중독에 빠져 있을 때는 고립 되어 있으니까 외로웠죠. 너무 고통스러웠는데 회복의 빛으로 나오니까 좋은 사람들을 자꾸 만나는 거예요. 중독은 혼자 가지만 회복은 여러 사람이 함께 간다. 이런 걸 느끼는 거 같아요. 이것이 저에게 은혜입니다.”

  꿈과 비전을 묻는 질문에 답하는 고슴도치님의 표정에서는 만족감이 느껴진다. 중독의 아픔으로 인해 가족도 인생도 포기하고만 싶었던 그 시간을 견뎌내었기에 지금의 소소한 기쁨과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는 이제 누구보다도 알고 있는 듯하다.
  “중독은 혼자이지만 회복은 여러 사람이 함께 가게 됩니다.” 라는 말이 여운처럼 계속 남는다. 회복을 향한 빛으로 한걸음 내딛기만 한다면, 우리는 분명 함께 가는 이 따뜻한 회복을 맛보고 경험하게 되리라 믿는다.

기독교중독연구소 대표전화 010-5279-1966. 다음카페 ‘기독교중독연구소’

ARBN 기자 : 정미경 / 편집 : 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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